인심과 맛이 살아 있는 '대전중앙시장' 먹자골목의 즐거움
대전역에서 가까운 역전시장이자 전통재래시장인 "대전중앙시장"의 먹자골목을 포스팅할게요. [내돈내산]
대전에 오시면 대부분 들르시는 핫플 '성심당'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 항상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높아요. 반면, 인근에 있는 '대전중앙시장의 먹자골목'은 잘 모르셔서 간단히 소개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성심당에서 직진해서 걸어내려오시면 정비 사업을 통해 깔끔해진 대전중앙시장 입구가 나와요. 사실 멋지고 맛있는 핫플들이 너무 많은 시대이기에 전통시장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서울의 '광장시장'이나 부산의 '자갈치시장'. '국제·깡통시장' 등과 같은 관광명소는 좀 다른 얘기겠지만요. 저도 대전중앙시장은 오랜만에 방문해서 한참을 두리번거렸습니다.
입구부터 떡갈비, 떡볶이와 어묵, 빈대떡 등을 파는 먹자골목이 시작되는데 관광지처럼 인산인해 수준은 아니지만 손님들이 많고 먹거리도 다양해서 무척 활기 차요. 저렴한 가격에 먹고 싶은 것을 골라드시면 되며, 살짝 아쉬운 점은 테이블이 있는 가게가 있고 없는 가게가 있어 구매 후 먹을 장소 찾는데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분식 중심의 먹자골목을 따라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직진하다가 첫 번째 골목에서 좌회전하니 다양한 전과 순대를 파는 가게들이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분식점에서 파는 순대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옛날 스타일의 순대 비주얼과 향 앞에 선뜻 앉기가 쉽지는 않은데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이 순대에 술 한잔을 즐기고 계시네요.
순대골목을 지나시면 치킨집이 나와요. 장군님닭과 스모프치킨이 있는데 두 곳 다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괜찮아 치킨 한 마리에 생맥 한잔하시면 딱입니다. 맥주를 마시는 순간 배가 부를 수 있어 저는 좀 더 돌아보고자 일단 패스~
치킨집을 지나 대전역 쪽으로 올라가면 지역을 대표하는 상호를 가진 가게들이 좌우에 쭉 있어요. 전라도, 함경도, 충청도, 대전 등등... 고향을 방문하는 마음으로 원하시는 곳을 들어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닭볶음탕, 국밥, 추어탕, 칼국수 등이 눈에 띄어요. 여기서도 유혹을 이기고 앞으로 직진!
조금 더 돌아보고 나니 슬슬 허기가 느껴져 "홍가네 풀빵집"에서 전초전으로 '떡볶이'와 '튀김(김말이, 새우튀김, 고추튀김)'을 시켰어요. 떡볶이 소스가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매콤 달콤해서 마음에 들고, 바삭바삭한 튀김을 얼큰한 어묵 국물과 함께 먹으니 느끼하지 않고 좋습니다. 제가 튀김에 열중하는 동안 풀빵을 사시는 손님들이 많았어요.
튀김을 먹고 먹자골목으로 되돌아가다가 대낮부터 한잔하시고 계신 분들에게 자석처럼 이끌려 "이모집"으로 들어갔어요. 안주 가격이 저렴한 것이 일단 장점! 메뉴판을 보고 '다 시킬까?' 잠시 호기 어린 생각이 들었는데 배부를 것 같아 세 가지 안주, '미니족발, 꼬막, 낙지'만 시켰어요^^.
첫 번째 안주인 족발이 나왔어요. 오천 원인만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오~ 맛이 아주 괜찮습니다. 두 번째 안주인 꼬막(오천 원)이 나왔는데 술 한잔에 통통하고 따끈한 꼬막을 하나씩 먹으니 금방 취할 것 같습니다 ㅎㅎ. 고가의 안주인 낙지(만 원)는 사장님이 깜빡하고 약간 늦어서 좀 큰 걸로 해주셨다고 말씀해 주시네요. 더 늦게 주시고 대신 더 큰 걸로 주셔도 되는데~ 싱싱한게 만 원의 가치를 충분히 합니다.
이모집에서 소주 한 병과 맥주 두 병을 순삭하고 전집으로 이동했어요. 아까 지나쳤던 "녹두전문점"인데 운동을 하고 온 청년들이 너무 맛있게 전과 막걸리를 먹고 있었습니다. 저도 대전 막걸리인 '원막걸리'와 '모둠전'을 시켜 먹었는데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옆에 계신 분들이 사장님께 열심히 말도 걸고 분위기도 UP 시켜서 저까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모둠전과 막걸리 역시 완주하고, 돌아 나오는 길에 장어구이와 족발이 자꾸 눈길을 끌어 잠시 고민하다가 장어구이를 선택해서 집에서 맥주 한잔을 더 했습니다. 굉장한 맛은 아니지만, 맥주 한잔하기에는 손색이 없었습니다.
서울 광장시장, 부산 깡통·자갈치시장 등이 각자의 매력이 있듯 대전중앙시장 역시 특유의 인심과 맛이 살아 있습니다. 또한, 소시민들의 쉼터이자 삶의 기반인 '대전중앙시장'의 소박하면서도 정감 가는 모습은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온 시장의 진정성을 더 잘 전달해 주는 것 같아요. 대전중앙시장을 걸으며 오늘 모처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대전에 방문하시면 꼭 한번 들러보시면 어떨까요? 이상으로 포스팅을 마칠게요.